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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라 하더라도 진술이 일관돼 신빙성이 높다면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 진술에 의존한 단순 성추행 범죄에 6개월 실형 선고가 과하지 않느냐는 속칭 ‘곰탕집 사건’ 논란이 거센 가운데 나온 유사 사건의 최종 확정판결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의사 강모씨(63) 상고심에서 징역 1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강씨는 2015년 1월 초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경기 용인시 한 병원 3층 간호사실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간호사 A씨(38.여)를 간호사실 뒤편 탈의실로 불러내 강제로 입맞춤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결과 1심과 2심 판단은 전혀 달랐다.
1심은 피해 간호사 A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유일한 직접증거인 A씨 진술을 믿을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1심 재판부는 “방음이 되지 않아 피해자가 소리만 질러도 들을 수 있는 간호사실에서 강제추행을 했다는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유사강간에 가까운 추행을 당한 후 30분도 지나지 않아 강씨가 부른다는 이유로 진료실에 들어간 것도 강제추행을 당한 직후 통상의 피해자가 취하는 태도와 거리가 멀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임금체불 때문에 병원을 그만둔 후 돈을 계속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강제추행으로 고소한 점도 석연치 않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환자가 별로 없는 야간 시간대에 추행이 이뤄졌고, 가해자가 건장한 체격인 데 비해 피해자는 연약해 보이는 점을 볼 때 순식간에 제압 당해 소리를 지를 여유가 없었다는 진술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강제추행 30분 뒤 강씨가 부르는 진료실에 들어간 것에 대해선 “원장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더 큰 위해가 올까 두려운 마음에 강씨가 주겠다는 물건만 빨리 받기 위해 진료실에 들어간 것이라는 A씨 진술은 납득이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처음에는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고 괴로워 뒤늦게나마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는 고소 경위에도 석연치 않은 점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한 1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며 강씨 측 상고를 기각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469&aid=0000327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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